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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위대한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재탄생
경주신문 기자 / 1421호입력 : 2020년 01월 02일(목)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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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현
한국 건설기술연구원
수석 연구원
올해부터 경주의 도시재생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도시재생사업은 노후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체를 회복시켜 도시에 활력을 되찾는 사업으로 정부의 핵심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는 2018년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에 신청하여 경주역과 황오동, 성동시장과 경주읍성 동측을 아우르는 지역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작년 말 사업계획에 해당하는 활성화계획이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부터 5년간 총 250억이 투입되는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이와 더불어 신라왕경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해 경주역사유적지구에 대한 복원사업이 국가사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앞으로는 경주왕경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이 수립되고 주요 역사유적에 대한 복원사업이 국가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도시재생사업의 본격 추진과 신라왕경특별법 통과는 온 시민이 합심해 이루어낸 성과로, 이를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경주에 활력을 불어넣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한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의 도시사회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그녀의 저서 ‘위대한 미국도시의 삶과 죽음(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을 통해 당시 대규모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미국 도시개발사업에 경종을 울렸다. 그녀는 도시를 살아 있는 생명체에 비유해 좋은 도시를 건강한 도시로 정의했다. 건강한 도시는 시민들이 자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여 활력이 넘치고, 시민들 스스로의 감시에 의해 안전한 공간이 만들어지며, 오래된 건축물과 새로운 건물이 뒤섞여 상호 보완되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성을 유지하는 곳으로 봤다. 이러한 그녀의 도시에 대한 철학은 이후 많은 도시계획가들에게 영향을 줬으며, 최근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정책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경주가 제인 제이콥스가 말한 건강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지방중소도시의 한 거리가 외지인들로 북적거리게 된 황리단길의 사례를 통해 그 답을 찾아 볼 수 있다. 이곳에 사람들이 모인 것에는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가게들의 역할이 크다.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SNS와 같은 통신망을 통해 장소의 가치가 급속히 확산된 것이 거리활성화의 성공요인이 됐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개성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각 가게마다 제공하는 체험을 하며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길을 정비하고 가로등을 개보수하고, 휘황찬란한 조명을 설치한다고 해 그 길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만남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만남은 곧 소통을 의미한다. 도시에서의 소통은 사람들 간의 잦은 마주침을 의미한다. 소통과 만남이 빈번한 도시는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다. 사실 안전은 사람들이 붐비는 활기 있는 도시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 간의 시선이 서로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문을 꼭꼭 닫은 채 생활하는 아파트와 같은 곳이 아닌, 거리의 상점들이 활성화된 곳은 가게의 주인과 손님들이 길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관여하면서 안전한 공간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다양성이다. 도시의 다양성은 사람들에게 그 곳에 가고자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경주는 신라시대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여 왔고, 그 흔적들이 도처에 남아 있다. 앞으로 본격화 될 왕경복원이 신라시대에만 국한된 것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경주에는 경주부 관아와 객사인 동경관, 집경전과 같은 조선시대 유적도 있고, 일제강점기 때의 건축물들도 아직 남아 있다. 이들을 엮어 다양성을 확보한다면 경주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다양성은 획일성에 의해 발생되는 지루함을 해결해줄 수 있고, 다시 찾아가고자 하는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새해, 위대한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새로운 탄생을 기대해 본다.

※참고: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저서는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으나 필자는 ‘위대한 미국도시의 삶과 죽음’으로 의도적으로 번역했으며, 일부 이와 같이 번역되는 사례도 많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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