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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유일의 갤러리형 자개카페 ‘뉴트로(New-tro)’ 여는 김동일 관장
누군가의 ‘어제’였던 자개, ‘문화’로 새롭게 즐기는 장(場)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38호입력 : 2020년 05월 07일(목)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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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황상제의 세상을 표현한 자개장롱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대작이다. 사진은 장롱의 일부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실제로 생활에서 접해본 적이 없는 2~30대 디지털 세대에게는 색다르고 희귀한 아이템으로 신선하게 선보일 생각입니다. 우리의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워 줄 것입니다”

경주에 명물 카페가 들어선다. 우리의 것인 전통 자개장식을 콘텐츠로 하는 갤러리형 자개카페 ‘뉴트로’가 문을 여는 것.


바야흐로 옛 것이 새로운 것으로 다가오는 시대다. 그 바로미터가 ‘뉴트로(New-tro)’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레트로 인테리어의 대명사는 자개다. 자개는 세밀한 장인의 솜씨를 통해 제작된 진귀한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카페 ‘뉴트로’에서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자개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즐거움은 진한 커피향과 함께 누릴수 있는 사치다.

고관대작 안방마님들의 전유물이었던 사치품의 대명사이자 부의 척도였던 자개장식품들이 낯설지 않았던 생활의 냄새에서 벗어나 드디어 안방을 나섰다. 자개 장인들이 만든 장식품들은 티테이블로, 의자로 혹은 사람들의 대화에 훌륭한 소품으로 손색이 없다. 세련된 분위기와 물건들로 넘쳐나는 시대에 누군가의 ‘어제’였던 자개 장식품들은 ‘오늘’의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배경이 되고 추억으로 저장된다.

↑↑ 김동일 관장.

레트로의 대표 소재인 자개를 콘셉트로 해 독특하게 재구성해 놓은 이 카페는 황성동(황성로 34-8)에 소재한다. 1,2층 전관에 14개의 분리된 공간에 꾸며진 자개장식품들은 희귀하고 특별했다. 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마련한 주인공은 경주의 레트로 대표 관광 코스중 하나인 ‘키덜트 뮤지엄’을 운영중인 김동일 관장(66)이다.

김 관장은 진귀한 소장품을 40년 동안 꾸준하게 수집해왔다. 그 중 자개류도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이 카페는 코로나19로 준비기간이 다소 연장되었지만 이 달 중순경 문을 열 예정이다. 뉴트로는 이제 보통명사가 됐고 이 콘셉트는 전국적 열풍으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일, 이런 시류를 잘 반영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카페 ‘뉴트로’를 다녀왔다.

↑↑ 카페 ‘뉴트로’ 내부.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는 만큼 더욱 다양하게 자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카페를 들어서자마자 첫 공간에서는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자개 대작을 만날 수 있다. 천상계의 왕으로 군림하게 된 옥황상제의 세상을 표현한 자개장롱은 김 관장이 가장 아끼는 자개장식품 중 하나다. 이 자개장롱은 1990년 당시 주문제작한 자개농으로 1억 5천을 호가했다고 하며 김 관장의 친구가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장롱에 옻칠만해도 600만원이 들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또 이밖에도 영험한 백두산을 표현한 자개장롱도 이에 뒤지지않는 기품이 있었다. 수작업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엄청난 공정으로 수많은 손길을 거쳐 만든 작품들로 보였다. 스토리가 자개로 표현된 것은 이외에도 다수다. 심청전, 흥부전, 이도령과 춘향 등의 옛 소설과 전설을 자개로 구현해 재밌는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자개류가 그것이다.

↑↑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자개 화병.

다수의 자개장롱, 자개장식장을 비롯해 자개 물품 중 특징적인 것들로는 자개수첩, 자개앨범, 자개탁상시계, 자개상, 자개기타, 자개전화기, 자개화병, 자개다과함, 자개화장대 등으로 다양한 소품들도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화장대 중 하나는 1950년대 것으로 극소수의 고관대작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보탑이 그려진 재떨이, 보석함, 경첩 등도 있다. ‘최후의 만찬’을 액자로 만든 최신작도 있었다.

↑↑ 카페 ‘뉴트로’ 내부.

-각 콘셉트에 맞는 14개의 분리된 공간에서 담소 나눌 수 있어, 커피 마시며 진귀한 자개장식품 감상은 ‘덤’

1970~80년대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듯한 콘텐츠들이 장식돼 있는 이곳에는 자개장 인테리어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엔틱이 인테리어의 주(主)다. 자개와 어우러지는 옛 장식품들이 적재적소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김 관장은 먼지를 뒤집어 쓰고있던 헌 자개를 일일이 닦고 손질해 재탄생시킨다. 카페 뉴트로의 1,2층 인테리어 디자인, 목공일, 도배, 칠, 전기, 조명 등도 모두 김 관장이 손수 작업했다. 서울서 오랫동안 전문인테리어 디자이너 경험이 바탕이 돼 카페 곳곳에서는 김 관장의 세심한 아이디어와 수작업이 돋보인다. 특히 그는 공간은 물론, 소품들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해 이 공간을 재탄생 시켰다.

↑↑ 카페 ‘뉴트로’ 내부.

2층에는 LP음반을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 테마별로 만화방, 기념일방, 시골방 등 집안 행사나 기념일, 모임에 맞춰 컨셉을 잡은 14개의 분리된 공간에서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옛 추억을 소환해 만화도 보고 추억을 즐기고 싶은 곳으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최적의 공간으로 더욱 찾고 싶은 카페다.

↑↑ 카페 ‘뉴트로’ 내부.

김 관장은 “1960년대 제작된 고급 장롱 등은 계속 소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이 수도권의 경제력 있는 집안서 나온 작품들이죠. 진귀한 고가의 자개물건들은 제가 예전부터 소장해오던 것들이고 나머지 자개류는 이번 카페 개업준비를 하면서 전국을 뒤져 발품을 팔아 구해왔습니다. 외국인들은 자개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합니다만, 몇 년 전 만해도 자개농을 쉽게 버렸잖아요? 지금은 큰 장롱으로 제작하지 않고 소품 위주로 제작하는 시대라 큰 물건들은 더욱 귀하지요. 이 카페에 있는 자개제품들은 7,80년~90년대까지 많이 사용하던 것들로 거의가 4~50년 정도 된 물건들입니다”라고 했다.

이곳서 진열된 자개장식품들은 동네이웃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자개들이 아니다. 뉴트로의 자개장식품들은 고가의 희귀하고 아름다운 자개들로 꽉 차 있다. 이미 수집왕으로 불리고 있는 김 관장은 앞으로도 서 너 곳 정도 더 차릴만한 자개물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 카페 ‘뉴트로’ 내부.

-“어떤 도시보다 경주서 먼저 자개 카페 문을 열어서 좋습니다. 과거와 현재 어우러지는 명소로 가꿀 예정입니다”

“‘뉴트로’만의 커피와 음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 커피와 곁들일 다식으로는 경주시에서 운영하는 맛집을 선별해 몇 군데 계약을 완료한 상황입니다. 감포 와읍장 떡집, 건천읍 꽈배기 등을 커피에 곁들일 예정입니다”

↑↑ 자개 소품들.

김 관장은 경상북도 내 작가들에게도 일정 기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카페 내에 전시 공간과 진열대도 준비해 두었다. 그들과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카페 뉴트로는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할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어 뵌다. 화려하고 이채로운 자개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피 값은 아깝지 않다. 또 어느 곳을 들이대도 멋진 프레임이 연출되니 인생 샷 건지기에도 그만이다.

↑↑ 카페 ‘뉴트로’ 바리스타.

이 공간에 대해 계속 작업을 구상 중이고 변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김 관장은 아이디어 뱅크다. 끊임없이 움직이니 열정의 대명사랄까. 나이 들지 않는 피터팬이다. 재봉틀과 장롱 문짝을 티테이블로 변신시키고 직접 장롱과 찬장의 문짝 중 중요한 부분만을 떼어 내 액자로 만든 것도 많다. 자개 액자는 그대로 하나의 작품으로 눈호강을 시켜준다. 회화적 아름다움과 수공예의 극치를 즐길 수 있는 자개의 다양한 변신인 셈이다. 새로운 시도로서의 자개를 활용한 이번 카페 개업은 가치 상승까지도 예약돼 있는 셈이다.

↑↑ 자개 물품 중 특징적인 소품들.

“명물 카페 하나를 만들어 볼 겁니다. 그 시그니처가 바로 자개인 거구요. 이색적이고 재미난 카페로 자리 잡아 경주를 알리는 일에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레트로 열풍을 잘 반영해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명소로 가꿀 예정입니다”

경주에서 한국적 콘텐츠인 자개를 문화로 전파하며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김동일 관장은 그가 꿈꿔왔던 일 중 하나를 구현해내고 있었다.

↑↑ 자개 소품들.
↑↑ 자개 소품들.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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