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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수 씨의 보리밭길-보릿고개 이긴 자부심, 짓밟힌 삶 찾는 신호탄이길
엣 경주의 향수인가, 경주 변화의 상징인가
박근영 기자 / 1438호입력 : 2020년 05월 07일(목)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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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원수 씨의 SNS에 기재된 보리밭 풍경,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박화목 작사, 윤용하 작곡의 ‘보리밭’은 시골 출신자들에게는 언제 불러도 향수를 느끼게 하고 도시 사람들에게는 오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곡이다. 이 노래는 1953년에 발표되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작곡가 윤용하 선생이 죽은 뒤인 1970년대 들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1일 권원수 씨의 페이스북에 황룡사지 일대의 보리밭이 올라와 눈길 끌었다. 황룡사지 일대는 오랜 기간 보리밭이던 곳을 1976년 이후 발굴을 시작하며 보리밭의 기능을 멈췄다. 발굴 끝난 자리에 다른 것도 아닌 보리를 심은 것은 어쩌면 발굴 이전의 모습으로 회귀함으로써 경주의 원시적 향수를 그려보려는 시당국의 배려가 숨은 것은 아닐까?

하필 온갖 종류의 꽃도 많은데 보리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리를 소재로 한 많은 미술과 문학에서 보듯 보리밭은 꽃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어쩌면 60대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보릿고개’로 대별되는 지극히 어려운 시절, 그렇지만 꿋꿋이 버티고 오늘의 성장을 이룬 자랑거리일 수도 있지 않을까?

황룡사지에 되살아난 보리는 한편으로는 문화재로 인해 삶의 일부를 버려야 했던 경주시민의 힘겨운 삶을 이제 보듬을 때가 되었고 이것이 그 신호탄이라는 생각에도 이르게 한다. 문화재 보호와 발굴로 인해 생활 터전을 잃은 경주시민이 어디 한 둘인가? 황오동, 황성동, 황남동, 인교동, 사정동··· 그 일대의 시민들은 보리밭을 떠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든 집과 이웃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문화재 정책으로 짓밟힌 시민의 삶들은 거의 잊혀졌고 제대로 된 보상은 기대조차 하지 못한다.

돌아온 보리밭에서 그들의 빼앗긴 삶을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경주가 시민을 위한 정책, 시민의 삶을 중시하는 정책 펼치기를 기대한다. 동선 따라 자연스럽게 만든 길 걸으며 보리밭 가락 따라 휘파람 불고 싶다. 보리밭 너머로 펼쳐질 저녁놀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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