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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의 도시, 뻔한 거짓말보다 알찬 ‘정책’
경주신문 기자 / 1438호입력 : 2020년 05월 07일(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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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현 수석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수원
지난달 28일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인구가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사망자수보다 출생자수가 낮아서 나타나는 자연감소로 1983년 통계작성 이후 첫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인구 성장이었다고 한다.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지방의 주민감소는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구는 도시발전의 핵심척도로 지방세수와 경제활동 규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각급 지자체에서는 인구를 늘리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찍이 정부에서도 수도권에 편중된 사람과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행정수도를 계획하여 세종시를 만들었고, 지방거점을 중심으로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해 작년까지 153개의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경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로 이전을 완료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전의 효과는 아직까지는 크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주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필자는 인구절벽으로 지역쇠퇴,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도시를 위해 장밋빛 미래보다는 ‘현상유지’, ‘베이비부머’, ‘스마트축소’의 세 가지 현실적 키워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격보다 수성(守城)이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인구 늘리기보다는 인구 지키기, 즉 현상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한때 경주 인구는 35만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앞으로 국가균형발전계획이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출산율이 급증하지 않는 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판국에 주변도시와 경쟁하여 인구를 늘린다는 전략보다는 지금 있는 인구라도 잘 관리해서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 시행 중인 인구 증가 대책들이 실제로는 현상 유지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 전국의 다른 지방 도시들의 인구계획을 살펴보면 대부분 현재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만 계획대로 될 것인가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인구축소시대에 맞는 전략과 실행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베이비부머를 잡아야 한다. 저명한 도시계획학자인 중앙대학교 마강래 교수는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저서를 발간했다. 이 책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은퇴이후 베이비부머들을 귀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인구축소시대에 지방과 수도권이 모두 잘 살 수 있는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탄생시점을 1955년으로 봤을 때, 그 해 태어난 이들이 65세가 되는 올해부터가 중요하다. 베이비부머를 잡기 위한 귀향전략은 단순히 그들을 공기 좋고 물 좋은 전원지역으로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그들이기에 오히려 도시의 생활여건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철도를 이용한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은 기본으로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 제공, 전통유산을 기반으로 한 문화서비스 향유, 일상적인 의료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 경주가 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도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한 축소전략이 필요하다. 도시인구가 빠져나가고 교외지역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도심이 쇠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중심가를 나가보면 비어있는 점포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빈집들도 방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곽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설수록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 축소전략은 무작정 규모를 줄이자는 말이 아니다. 대가족이 모두 모여 살기에는 넓은 집이 필요하지만 자식들이 분가하면 살림집을 줄여 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큰 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소와 관리가 어렵고 세금을 비롯한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경주도 이러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도시외곽의 개발은 억제하고 기존의 도시생활거점을 중심으로 도시기능을 회복시키며, 대규모 기반시설은 인접지자체와 공동건설 활용하는 ‘현명한 축소’, 정책이 필요하다.

지방중소도시는 인구절벽, 고용절벽, 생산절벽이라는 백척간두에 위태롭게 서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있는 기존 주민을 잘 챙기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며, 살림살이를 한곳에 잘 모아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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