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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은 경주 남산만 못한 산인가?
서울시민의 다양한 욕구 채워주는 종합복합문화 공원이자 관광의 요람
박근영 기자 / 1441호입력 : 2020년 05월 28일(목)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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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마을에서 본 서울N타워 모습.

-다양한 복합문화공간, 호텔, 맞집, N타워 중심으로 펼쳐져

이번 주는 사람 아닌 남산이 주제다. 이 코너의 제목 ‘셔블’이 ‘서울’과 통하듯 경주와 서울에는 양쪽 모두 ‘남산’이란 이름의 산이 존재한다. 경주의 남산은 금오산(金鰲山 468m)과 고위산(高位山 494.6m) 등이 중심이 된 산이고 서울의 남산은 목멱산(木覓山 262.5m)이라는 고유의 이름이 있다.

대부분 출향인들에게 서울 남산이라고 하면 ‘N타워’만 기억할 뿐 ‘거기에 뭐 볼 게 있어?’하는 분위기다. 문화적 인식이 있는 일부 인사들은 남산 어린이 도서관 건물과 국립극장쯤을 기억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경주 남산에 대해서는 초중고 때 소풍 다니던 기억쯤만으로 ‘경주 남산이야말로 경주의 보고(寶庫)라며 치켜세우기 일쑤다. 캐물어 보면 경주 남산에 얼마나 많은 골짜기들과 불적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서울 남산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 남산은 경주 남산 못지않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경주 남산이 불교유적지 위주인데 반해 서울 남산은 낮고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역사유적과 문화요소들이 한데 엉킨 복합역사문화공원이라고 할 만하다.

서울 남산의 대표적인 명소는 단연 숭례문과 서울N타워다. 숭례문은 남대문으로 더 유명한 문으로 서울 성곽 남쪽의 출입구다. 2008년 화재참사로 곤욕을 치렀으나 그 이전보다 훨씬 위용 있는 모습으로 복원돼 서울의 관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소가 됐다. 서울 N타워는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라디오 방송을 송출했고 뒤에는 TV도 함께 송출하던 방송용 송신탑이다. 이곳은 다양한 볼거리로 치장해 이 자체로 큰 즐거움을 준다. 우주선을 탑승하는 듯한 기분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전망대로 올라가면 서울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원형관람대가 있고 아래층은 지금은 구동이 중지됐지만 360도 회전 레스토랑이 있다.

이 전망대 공원에는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춘 볼거리가 있고 특히 중국인들의 대거 왕래하면서 만들어진 자물쇠설치대들이 눈길을 끈다. 이 전망대 아래 북쪽 사면 정상에는 조선의 위기를 알리는 시작점이자 종착지인 봉수대가 있고 이 봉수대를 중심으로 서울 둘레길의 한 자락인 서울성곽이 형성돼 있다.

남산 북쪽 기슭에는 한옥의 매력과 고유의 우리 문화에 빠질 수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이 있어 주말에는 전통혼례시연 등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근처에 로봇 태권브이와 둘리, 뽀로로 등의 캐릭터가 반기는 남산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나들이 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동쪽 기슭에는 동국대를 끼고 아래쪽으로 장춘단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장충단은 을미사변으로 순국한 충신·열사들을 제사지내는 곳이다. 장충단공원에 안개라도 끼면 가수 배호 씨의 노래가 저절로 나올 법하다. 장충단공원 앞으로 장충체육관이 자리잡고 있어 한때 이곳이 우리나라 실내 체육관의 대명사로 불렸고 지금도 다양한 실내 스포츠나 박람회가 열린다. 장충단공원 위쪽으로는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탑과 현충공원이 있고 그 위쪽으로 국립극장이 있어 사시사철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남산서쪽 7부 능선에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어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그런 반면 박정희 군사정권시절 악명 높았던 중앙정보부 건물이 지금은 서울유스호스텔로 바뀌어 성업 중이다.

남산에는 전혀 뜻밖에도 삼국지 주인공 제갈량을 모신 사당도 있다. 이 사당은 1924년 불나 1934년에 다시 지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추정된다. 동대문 근처 숭인동에 관우를 모신 동묘와 함께 사대의 흔적으로 여겨져 썩 기분 좋은 곳은 아니다.

↑↑ 자물쇠로 채워진 연인들의 마음.

-명동, 이태원,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핫 플레이스로 이어진 관광의 중심

이들 문화유적지들은 궁극적으로 ‘남산 케이블카’라는 이동수단으로 한 결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것이 만약 지금 설치된다면 문화재청이나 환경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서겠지만 다행히 그런 규제를 상상조차 못 하던 1962년에 설치한 것이다. 605미터의 케이블카는 정원 48명을 단 3분 만에 승강장에서 남산 전망대까지 실어 나른다.

이런 문화유적지는 다양한 카페와 맛집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남산 서쪽 기슭에는 제각각 원조란 이름을 단 돈가스 거리가 있어서 그 자체로 유명세다. 국제적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호텔도 3개나 있다. 신라호텔, 힐튼호텔, 하이야트호텔, 앰버서더호텔이 남산에 자리 잡고 있고 이들 특급 호텔들 이외에도 크고 작은 호텔들이 남산을 끼고 포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산은 주변의 관광거점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남산 북쪽으로 명동과 남대문 시장이 지척에 자리 잡았고 동쪽 사면으로는 동국대를 지나 두타(doota)로 유명한 동대문 시장과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하이얏트호텔 아래쪽,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태원과 이어진다. 남쪽은 한남대교를 넘어 강남으로 이어진다. 이런 연계를 보면 우습게 여겨온 남산이 오히려 서울 관광의 심장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 남산은 이렇듯 서울시민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주는 종합복합문화공원이자 관광의 요람이다. 이 남산을 제대로 답사하는 것은 서울을 제대로 답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회가 나면 가족들과 함께 남산을 한 번 제대로 걸어보기 바란다. 서울에 대한 새로운 마음이 열릴 지도 모른다. 그런 다음에 경주 남산과 비교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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