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경주는 온통 자전거 천지였다. 중고등학교마다 자전거 보관소가 있어서 수백에서 수천 대씩 보관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때는 자전거 전용 도로도 없고 헬멧도 쓰지 않았다.
어쩌면 지연희 씨의 어머니는 그런 시대 자전거를 탔던 분일 수도 있다. 최근 올라온 지연희 씨 페이스북 포스팅에는 지연희 씨와 어머니가 사이좋게 자전거 타는 모습이 올라와 많은 페부커들의 부러움과 공감을 샀다. 한눈에 보기에 지연희 씨, 헬멧은 어머니께 양보하고 자신은 운동모를 썼다. 어머니와 보조 맞추려면 천천히 탈 것이니 이정도로도 괜찮아 보인다.
자전거 타기 재미에 빠진 모녀가 지난달 29일에는 자전거로 이곳저곳 돌며 돌미나리를 잔뜩 베어놓은 사진을 올렸다. 밑이 거무스레한 돌미나리의 싱싱함이 사진만으로도 느껴진다. 이보다 앞서 며칠 전에 페이스북에 돌미나리 나는 곳을 물어 정보를 미리 얻어둔 듯 돌미나리 양이 꽤 많다. 이렇게 베어온 돌미나리를 엑기스로 내릴 생각이란다. 늪이나 수렁 아닌 습기 많은 노천에서 자라는 돌미나리는 일반 미나리에 비해 질기기는 하지만 향이 더 깊고 영양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 엑기스 마실 때마다 어머니랑 함께 자전거 타던 기억이 살아날 것이니 이건 또 얼마나 보람되고 즐거울까? 경주의 싱싱함이 돌미나리로 돋아나고 여유 있는 고도 경주의 이미지가 자전거로 부각된다. 지연희 씨 모녀가 선사한 또 다른 경주의 수확이다.
지연희 씨는 지난 현충일 뒤늦게나마 아버님께서 6.25에 참전하신 사실이 인정돼 현충원에 모실 수 있게 된 사연을 공개해 많은 페부커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런가 하면 마스크 품귀로 5부제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할 때 자신은 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겠다는 약속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조용한 가운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공감의 영역을 넓혀가는 지연희 씨, 어머니랑 함께 아름다운 경주를 더 풍성히 누리기를 기원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참전용사라면 어머니 연세는 최소 80대? 세상에, 60대라 해도 믿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