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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유명 빵집 ‘유동부 치아바타’-느리지만 바르게, 함께 가는 마음이 마케팅 비법
박근영 기자 / 1451호입력 : 2020년 08월 12일(수)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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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부 치아바타 빵 유동부 대표

경주 ‘황남빵’, 속초 ‘단풍빵’, 강릉 ‘커피빵’, 천안 ‘호두빵’ 등 각 도시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빵과 명과가 있다. 그러나 일반 빵을 팔면서도 나름의 질과 맛 노하우, 마케팅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 있으니 춘천의 유동부 치아바타 빵집이 그곳이다.

지난 8월 7일 춘천의 유동부 치아바타 빵집을 방문한 시간은 오후 4시 경, 이 집 빵은 오호 3시에 판매를 시작해 6시까지만 판매한다는 정보를 미리 얻었기에 넉넉한 여유를 두고 빵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미 빵은 판매대에서 3분의 2 넘게 사라졌고 기자 앞을 6명의 고객이 빵을 든 채 줄 서 있는 진풍경과 맞닥뜨렸다. 오후 6시까지 판매하지만 보통은 5시 넘어가면 빵을 다 판매하고 문을 닫아버린다는 인터넷 정보들이 거짓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빵맛이 하도 좋아 30분 후 다시 방문했을 때는 빵이 다 팔리고 없었다. 방문 당일은 며칠간 비 온 뒤고 특히 그날은 춘천에서 ‘인공수초’ 건으로 대형 재난이 발생할 만큼 큰 비가 온 뒤여서 그나마 고객들이 평소의 절반 이상 감소한 날이었다.  이처럼 유동부 치아바타 빵이 인기 있는 비결은 재료의 차별성과 숙성의 진득함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건강하던 아들이 갑자기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좋아하던 빵을 먹은 아들이 온몸을 긁으며 괴로워했습니다. 더 이상 아들이 먹지 못하는 빵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유동부 대표의 말에서 보듯 이 빵은 4무 즉 무설탕, 무버터, 무달걀, 무우유를 고집했고 유기농 밀과 소금, 물로만 천연발효시키고 저온에서 오래 숙성시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그래서인지 이 빵은 맛이 매우 담백하고 곡물 특유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으며 씹는 식감이 쫄깃한 특징이 있다. 치아바타는 이탈리아 말이며 영어식으로는 사람이 신는 ‘슬리퍼’를 뜻한다. 빵모양이 슬리퍼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으로 유동부 빵집의 대표적인 빵이며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전통적인 ‘4무 바게트 빵’의 이름이기도 하다.

↑↑ 오후 4시 30분 경 이미 빵의 3분의 2가 비어버린 유동부 빵 판매대.

빵만 만들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일터를 만든다는 의미도 유동부 빵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다. 유동부 빵의 직원들은 일상적인 시간에 출퇴근하며 오전에 빵을 굽고 오후에 판매하는 것에 익숙하다. 유명 브랜드 빵처럼 새벽같이 나가 밤늦게까지 빵 만드는 일이 없다는 것. 이런 작업이 가능한 것은 상생의 정신이 강조되는 세상임을 유동부 빵집이 먼저 알아차렸고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성숙된 고객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마케팅이라는 것이 현란한 빵맛과 요란한 광고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느리지만 바르게, 함께 가는 시대정신을 구현함으로써 더 효과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동부 빵집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들과 함께 기꺼이 사진 찍기를 마다하지 않는 유동부 대표의 선한 인상도 빵집을 유명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듯하다. 기자의 요청에 일부러 좋은 포인트로 가서 환하게 미소지어주는 유동부 대표가 아직도 뚜렷이 기억된다. 이 빵을 인터넷 주문하면 재고가 생기는 날까지 무려 15주를 기다려야 하지만 기꺼이 기다릴 작심도 그래서 해본다.
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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