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인 듯 노래 아닌 노래 같은레치타티보
경주신문 기자 / 1451호 입력 : 2020년 08월 12일(수)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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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이지씨씨 대표 | 오페라를 보다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성악가들은 왜 어색하게도 노래하듯 대사를 칠까? 그냥 말로 하지”
여기서 노래하듯 대사를 치는 것을 레치타티보(recitativo)라고 한다. 아리아(aria)가 주인공의 현재 심정을 격정적으로 표현한다면, 레치타티보는 노래하듯 말하며 사건을 전개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페라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페라와 뮤지컬이 다른 점도 레치타티보로 설명된다. 오페라는 아리아와 아리아 사이를 레치타티보가 메워주고, 뮤지컬은 넘버와 넘버 사이를 대사가 연결해준다.
레치타티보는 소유(시스타)와 정기고의 히트곡 ‘썸’의 가사처럼 노래인 듯 노래 아닌 노래 같은 것이다. 이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뚜렷한 특징이다. 특히 벨칸토 오페라에서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대조가 명확하다. 하지만 바그너의 후기 오페라에 와서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를 보면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중간쯤 되는 노래가 주구장창 이어진다. 이것을 아리오소(arioso)하고 한다.
워낙 이탈리아 오페라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으로도 오페라를 볼 때마다 레치타티보 특유의 어색함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럼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또 다른 차이는 뭘까? 아리아는 콘서트에서 따로 불리기도 한다. 베르디와 푸치니의 오페라 속 아리아는 콘서트홀에서도 대접받는 레퍼토리다. 하지만 콘서트 무대에서 레치타티보를 부르는 가수는 없다.
생각해보니 우리 가요에도 아리아와 레치타티보로 구성된 노래가 있다. 하춘화와 고봉산이 부른 ‘잘했군, 잘했어’이다.
영감! 왜 불러~(→레치타티보) 뒤뜰에 뛰어 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소?(→아리아) 보았지~ 어쨌소?(→레치타티보) 이 몸이 늙어서 몸보신 하려고 먹었지(→아리아)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이중창)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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