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이종표 씨 페이스북에 의미 있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핑크 뮬리가 생태계 위해성 2급 외래종이니 마냥 즐겁게 볼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핑크 뮬리’의 아름다움은 가히 환상적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핑크뮬리 가느다란 입사귀들은 마치 파스텔을 칠한 듯 파란 가을하늘 아래서 더 잘 어울려 ‘핑크빛 갈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경주에 핑크뮬리 단지가 만들어진 이후 이 일대가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시민들과 관광객들 발길로 북새통이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전국의 지자체들이 핑크뮬리 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핑크 뮬리가 지난 2019년 12월 환경부 지정 생태계 위해성 2급인 요주의 외래종으로 분류된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위해성 2급이란 ‘지금 당장은 위해성이 없지만 앞으로 확산정도 및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생물’이다.
환경부는 작년 말부터 핑크 물리의 위해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심는 것을 만류해 왔지만 전국의 지자체들은 이런 우려와 상관없이 관광성만 고려해 군락지 조성을 앞 다투어 해왔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 37개 시민공원과 개인농장에서 약10만㎡로 축구장 14배 규모로 심어졌다.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고 위해 1급 외래종인 돼지풀이나 가시박, 미국쑥부쟁이처럼 우리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
이종표 씨 포스팅에 대해 댓글 단 사람들은 시에서 이런 내용을 모르고 심었다며 개탄했지만 경주에 핑크 뮬리가 조성된 때는 환경부에서 이런 판정을 하지 않았을 때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조성을 자제하고 지금 있는 단지도 없애거나 잘 관리하는 쪽으로 관심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