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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은행나무는 신라를 기억하는데···
1370살? 1100살? 경주의 나무들에서 이야기 찾아야
박근영 기자 / 1462호입력 : 2020년 11월 05일(목)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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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에 노란 단풍이 한창이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시즌을 알리는 홍보와는 딴판으로 아직도 녹색이 짙었다. 산 아래쪽 은행나무들은 모두 노랗게 물들거나 잎이 다 떨어졌는데 유딜리 용문사 은행나무만은 독야청청이었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위치상으로 경기도 양평군 신점리에 있다. 그러나 이 은행나무는 고려의 나무도 조선의 나무도 아닌 신라의 나무라고 대부분 알고 있다. 수령이 무려 1100살로 알려진 이 나무는 높이 42m, 가장 두꺼운 나무 둘레 13m, 가지는 동서로 28.1m, 남북으로 28.4m 정도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의 나이를 추정하는 근거는 용문사의 창건연대와 관련해 산출하고 있다. 용문사는 649년(신라 진덕여왕 3)에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한다. 따라서 은행나무는 절을 세운 다음 중국을 왕래하던 스님이 가져다가 심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에 붙은 전설에도 의상대사가 가지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자랐다는 설이 있으니 역시 1370년이 수령일 것이다. 1100년의 근거는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면서 꽂은 지팡이가 자랐다는 설에 근거했을 것이다. 신라가 망한 것이 935년이니 그때부터 대충 1100년이 되는 셈이다. 1100년이란 세월은 마의태자의 슬픔에 더 큰 방점을 둔 결과일 것이다.

아쉬운 것은 경기도에는 신라를 특정 짓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정작 경주에는 경주를 특정할 만한 나무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림에는 수 백 년 된 회화나무아 느티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경주 최부자댁 후원에는 최부자댁 사연을 품은 나무들이 또 즐비하다. 경주 도처에는 그 마을의 전설이나 설화와 관련된 나무들이 제법 있을 법한데 그런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요컨대 스토리텔링의 부재다. 나무가 없는 것이 아니고 나무에 얹어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굳이 관심을 가지 않아도 될 만큼 다른 볼거리가 많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용문산을 찾는 수백만 관광객 대부분이 오직 이 나무 한 그루를 목표로 한다는 사실을 한 번쯤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야기는 만들기 나름이다.
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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