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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예술혼, 토기를 다시 보자
경주신문 기자 / 1463호입력 : 2020년 11월 12일(목)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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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만호
(현곡)연세의원 원장
토기(土器)는 흙, 특히 점토(粘土)로 만든 그릇을 말한다. 신석기 시대에 발명되었다고 추정되며 도자기 중 가장 원시적이다. 한국에서는 즐문식(櫛紋式), 채문식(彩紋式) 토기 등이 있다.

점토(粘土,Clay)는 석영, 장석 같은 암석이 풍화 직경 0.01mm 이하로 분해된 흙으로 물에 이기면 점성을 가지며 토기의 원재가 된다. 한국에서 최상급의 점토는 내남 노곡, 안강 노단, 영천 봉전에서 나오는 찰흙이다.

이에 비해 고령토(高嶺土,Kaolin)는 장석류(정장석, 소다장석, 회장석)의 풍화작용에 의해 생성되고 도자기(陶瓷器)의 원료, 즉 태토(胎土)가 된다. 도자기는 도기(陶器)와 자기(瓷器)의 합친 말이다. 열가소성(熱可塑性)의 온도차로 대략 분류하면 연질토기(600-800도), 도기(800-1000도), 경질토기(1000-1200도), 자기(1200-1300도) 로 나뉜다.

신라토기는 경주를 중심으로 울산·포항 등의 물질자료의 양상이 같게 되는 3세기 후반 이후부터 생산·소비된 토기를 신라토기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9세기 후반까지 유지되다가 10세기에 들어오면서 사라지고 고려 도기와 자기의 형태로 계승되었다.

구체적으로 신라토기의 제작과정을 리뷰해 보자. 신라토기는 신라시대 만들어진 연대(年代) 개념의 토기의 보다도 더욱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신라 장인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만든 유니크한 제작기법의 토기이다.

먼저 점토로 원형을 물레(輪臺,陶車)로 만들거나[예-장경호토기], 직접 손으로 빚어서 소상(塑像)을 만들기도 한다[예-토우(土偶)]. 가공된 원형을 일정기간 음지에서 말린 후, 가마에 가지런히 넣고 불을 때기 시작해 점진적으로 900~1300 도 까지 온도를 올리는데 이때 주로 소나무를 사용한다. 잡목은 그 재가 채이어서 1000도 이상 온도를 올릴 수 없다. 이에 반해 소나무는 재가 저절로 삭아버리고 불과 함께 없어져 1300도 까지 올릴 수 있다. 또한 소나무는 불탈 때 산소가 많이 나온다. 약 7~10일 까지는 아궁이를 닫고서 불을 지피고, 나머지 7~10일은 불구멍을 열고 서서히 식힌다. 특히, 마지막 불을 너무 많이 때어 급하게 처리하면 색깔이 검게 나온다.

가끔씩은 소나무로 불을 때어 거의 1300도 이상 올릴 때 완급의 정도와 불 아궁이 개폐의 정도, 가마내 순간적 산소함유량에 따라 아주 푸른 빛깔의 토기작품이 나오기도 하는데 정말 미려(美麗)하다. 이는 고도로 숙련된 토기 전문가의 노회(老獪)한 스킬과 경험의 법칙에 의거한다.
마지막으로 신라토기의 결정적인 특징을 알아본다.

첫째, 다공질로 공극(空隙)이 엄청 많아 안팎으로 숨 쉬고 살아있는 그릇이다. 경주 남산서 출토된 골호(骨壺,뼈단지) 속 뼛가루는 1300여년이 지나 출토되어도 어제 화장한 것처럼 변함없고 뽀송뽀송하다.

둘째; 음식을 담아 놓아도 평균 1주일 정도는 변성이 되지 않는다. 물을 채워 놓으면 평균 2주간은 그대로 맑고, 비린내가 없다.

셋째; 랩 비닐(Wrap Vinyl)을 토기 잔 위에 붙이면 절대 안 붙는다. 도기(陶器)나, 자기(瓷器), 일반그릇에 랩을 붙이면 붙는다.

이렇게 경주의 오랜 역사성을 가진 유서 깊고 품질 좋은 토기가 점차 우리의 마음에서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심지어 골동품으로서의 가치조차 자기나 유기에 비해 턱없이 저평가 되고 있다. 경주의 예술혼 일부가 푸대접 받고 있지 않는지 의문을 제시해 본다. 짐작하건데 출토 유물이 많아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 이외에 토기를 지나치게 얕잡아 보는 안목의 부제가 토기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경주가 가장 많은 토기 출토 유적지라고 볼 때 그 잘못을 바로 잡는 출발 역시 경주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 신라 토기명장은 경주의 배용석, 윤호웅 두 분 뿐이시다. 개인적으로 배용석 토기명장님을 2006년부터 알게 되었고, 시간 날 때마다 찰흙의 소성 및 물레작업, 가마 불 때는 방법, 가마 불 식히는 방법, 나무재료와 불의 온도조절에 따른 색깔차이 등을 견학하고 공부했다. 차제에 이 명품토기를 제작 하시고, 한평생 신라토기 재현에 혼을 쏟은 배용석 토기명장님께 삼육대례(三六大禮)의 예로 거듭 감사를 표합니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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