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전 신라 시대 여성들도 바둑 즐겼다”
쪽샘 44호분서 바둑돌 200여점과 신라 여성 호화 장신구 무더기 출토
오선아 기자 / 1467호 입력 : 2020년 12월 10일(목)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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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샘 44호 적석목곽묘서 출토된 바둑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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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지구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바둑돌 200여점과 함께 신라 여성 호화 장신구가 대량으로 출토돼 1500여년 전 여성도 바둑을 즐겼을 것이라는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2014년부터 추진한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통해 ▲무덤 주인공이 착장한 금동관(1점), 금드리개(1쌍), 금귀걸이(1쌍), 가슴걸이(1식), 금·은 팔찌(12점), 금·은 반지(10점), 은허리띠 장식(1점) 등 장신구 조합 ▲비단벌레 딱지날개로 제작된 금동 장식 수십 점 ▲돌절구·공이 ▲바둑돌(200여 점) ▲운모(50여 점) 등을 한꺼번에 발굴했다고 밝혔다.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의 축조연대는 출토된 토기, 금귀걸이나 금팔찌의 형태로 보아 금관총 출토유물과 유사한 점으로 비추어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장신구의 종류와 크기로 미뤄 44호분의 주인공은 신라 최상층인 왕족으로 150cm 정도의 여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여성으로 추정되는 피방자 발치 아래 묻힌 토기군 사이에서 200여점의 바둑돌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과거에도 황남대총 남분, 천마총, 금관총, 서봉총 등 최상위 등급의 적석목곽묘에서 신라시대 바둑돌이 출토된 바 있다. 그동안 바둑돌이 출토된 무덤의 피장자는 모두 남성으로 추정돼 당시 바둑이 남자의 전유물로 이해되기도 했지만, 이번 피장자는 왕족 여성으로 추정되고 있어 바둑돌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자료로도 기대된다.
게다가 신라 고분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가 없는 형태와 크기의 비단벌레 장식이 부장궤 상부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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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벌레 금동장식과 재현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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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벌레의 딱지날개 2매를 겹쳐 물방울 모양으로 만들고, 앞뒤판 둘레를 금동판으로 고정해 만든 장식이다. 비단벌레 장식 역시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등 최상급 무덤에서만 출토된 바 있어 이번 44호 피장자의 위계를 상징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유물로 판단된다.
또한 지금까지 신라 고분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장식은 모두 마구에 사용됐기 때문에 이번 비단벌레 장식도 안장이나 장니에 매달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피장자 머리맡 부장궤 안 철솥 바로 옆에서는 돌절구와 공이가 함께 확인됐다. 돌절구는 바닥이 평평하고 세로로 긴 형태이며, 화강암을 연마하여 위쪽에 얕은 함몰부를 만들었다. 돌절구의 크기(높이 13.5cm, 폭 11.5cm)와 함몰부의 용량(약 60ml)으로 보아 곡물을 빻는 실질적인 용도라기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부장되었을 수도 있고, 약제를 조제하는데 사용한 약용 절구(현대의 막자사발과 같은 용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사례는 황남대총 남분에서 돌절구ㆍ공이 1묶음, 서봉총에서 공이 1점이 확인된 바 있다. 이외에 출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은(菊隱) 이양선 박사(1916~1999)의 기증 유물 가운데도 돌절구와 공이 1묶음이 있다. 2014년부터 진행한 이번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분 발굴조사는 올해로 7년차며 현재 매장주체부 유물 노출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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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절구와 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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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그동안 호석 주변에서 행해진 제사흔적, 봉분 성토방식, 적석부 구조와 축조방식, 다양한 지점에서의 의례행위 등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중대형 적석목곽묘의 구조와 축조방식을 복원할 수 있는 다양한 근거자료를 확보했고, 이번에 공개하는 유물을 통해 당대 신라 최고 지배층 사회의 장묘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부장궤에 겹겹이 쌓인 상태로 출토된 다양한 유물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분석을 시도해 무덤의 하부구조와 호석, 적석부에 대한 해체조사를 통해 고분 전체의 구조와 축조과정을 완벽히 복원해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경주 쪽샘지구 44호 적석목곽묘의 학술조사에 있어서 철저한 고증과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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