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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2020 기획 특별전‘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
유리의 역사 속에서 만나는 한국의 고대 문화
오선아 기자 / 1467호입력 : 2020년 12월 10일(목)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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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 모양 유리병, 신라 5세기, 높이 24.7cm.

오색 찬란한 빛깔과 영롱한 자태를 머금은 유리는 1000℃가 넘는 불길 속에서 태어난다. 1500년 전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서 동쪽 끝 신라에 도착한 유리 제품들은 그 험난한 여정만으로도 귀한 가치가 담긴 보배들이었다. 신라에 도착한 유리는 다양한 애호품으로 사용됐으며 불교가 유입되면서부터는 사리병으로도 사용되면서 새로운 상징성을 더해가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내년 3월 1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한국 고대 유리를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전시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특별전을 개최한다.

↑↑ 경주 황남대총 남분, 국보 제193호, 유리잔, 신라 6세기, 높이 7.4cm.

한국 고대 유리의 전반적 흐름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특별전은 국보 제193호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봉황 모양 유리병을 비롯한 국보 3건과 보물 8건 등 철기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유리 제품 1만8000여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는 2019년 초부터 서양의 고대 유리를 소장하고 있는 일본의 미호 미술관, 오카야마 시립 오리엔트미술관,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교류 순회전으로 시작됐으며,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중 추진했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로 기획됐다.
출품된 유리 제품들은 대부분 백제, 가야, 신라 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불국사 박물관 등 국내 31개 박물관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 경주 천마총, 보물 제620호, 상감 유리구슬, 신라 5~6세기, 목걸이 길이 24.0cm, 경주 미추왕릉 C지구, 보물 제634호.
4500년 전 지중해 지역에서 탄생한 유리는 기원전 1세기 대롱 불기라는 혁신적 기법이 개발되면서 로마 제국에서 널리 사용됐다. 고대 동아시아에서 유리는 서역에서 온 진귀한 보물로 여겨졌으며, 오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곤 했다. 주로 장신구에 활용됐고, 서방보다 그릇류는 보편화되지 않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다수의 유리그릇은 매우 놀랍고도 이례적 사례다.
이제까지 7개의 능묘에서 제대로 형태를 갖춘 유리그릇으로는 15점이 발견됐으며, 특히 황남대총의 경우 8점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 다른 지역의 유리기와 비교해보아도 보기 드물게 아름다우며 다채로운 색과 기형을 보여준다.

최근 조사에서는 생산지를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이집트,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 코카서스 산맥 이남 지역,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신라로 전해진 유리그릇은 신라인의 국제적 감각, 높은 심미안, 특별한 취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고대 유리의 유형 중에서 주류를 이루는 구슬의 무궁무진한 변주를 선보인다. 각양각색의 단색 유리구슬 이외에 상감이나 금으로 장식해 한층 화려한 모습을 띠는 유리구슬을 제작방식과 함께 설명한다. 또한 삼국시대 대표작을 중심으로 나라별 특색도 살펴본다. 예를 들어 백제의 다채로운 색, 가야의 수정과 유리의 조화, 신라의 청색 물결이라는 키워드로 각국의 사례를 비교해볼 수 있다.

유리를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유리를 직접 생산한 증거들도 소개한다. 기원 전후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거푸집은 유리구슬을 청동기, 철기를 제작하던 방식과 같이 틀을 사용하여 만들었음을 알려준다. 부여 쌍북리와 익산 왕궁리 등에서 발견된 유리 도가니와 납유리 파편은 모래에 납을 섞어 유리를 만드는 기술이 늦어도 6세기 말에는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 신라능묘 출토 유리그릇.

불교 유입으로 인해 유리에 부여된 종교적 의미도 살펴본다. 황룡사 구층목탑, 구황동 삼층석탑 등에서 발견된 다량의 유리구슬은 유리가 부처에게 바치는 귀한 보석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유리 사리기의 대표작인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병(국보 제123호)과 송림사 오층전탑 사리병(보물 제325호)에서는 다중 사리기의 가장 안쪽에서 사리를 직접 담는 용기로 사용된 유리 사리기의 특별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한국 고대 유리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고대 역사와 유리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의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코로나19 감염증 예방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사전예약제 운영 (http://www.gyeongju.museum.go.kr) △박물관 입장 시 개인정보동의서 작성 및 발열 확인 △전시 관람 시 안전거리 유지(2m 이상) 준수 △고열(37.5도 이상) 증상자, 마스크 미착용자 입장 불가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오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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