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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씨, 50년 된 시계로 아버지 정 떠올려
아버지의 유품에 서린 그리움
박근영 기자 / 1467호입력 : 2020년 12월 10일(목) 11:5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 아버지의 시계를 올린 김영우 씨.

50대 어름. 그 이상 기성세대, 특히 경상도 사람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 묻는다면 비슷한 대답이 나올 법하다. 무뚝뚝하고 고집스럽고 때로는 꽉 막혀 답답한 존재쯤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상도 아버지를 특정 짓는 가장 큰 이미지일 것이다. 반면에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대신하기라도 하듯 자녀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다. 이런 점이 어머니가 각별하게 여겨지는 반면 아버지에 대해 살가운 추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아들들은 아버지와 대화다운 대화 한 번 못 해 보고 오해 속에서 아버지를 떠나보낸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가 안 계시면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커 보인다고들 한다. 과묵하고 엄하게 보였지만 가정을 돌보느라 등골이 다 휜 아버지의 말없는 은근한 온정을 느끼는 것은 그 아들들이 차곡차곡 아버지의 긴 행로를 따라 자신의 인생을 밟아가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자신 역시 아버지처럼 고집스럽고 무뚝뚝하고 꽉 막힌 모습, 아버지의 모습이 됐다는 사실이 아버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일 것이다.

그런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짧은 글이 지난 8일 김영우 씨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김영우 씨는 생전의 아버지가 쓰던 라도 시계를 올리며 아버지를 추억했다. 시계방 가서 물어보니 50년은 족히 되었다는 아버지 시계, 멈춘 줄 알았는데 몇 번 흔들어 보니 신기하게도 시계가 갔다며 좋아했다.

“이걸 손목에 차고 있으니 내 앞으로의 시간은 아버지와 함께 하는 듯하다”

아버지에 대해 이보다 더 정겨운 말이 또 어디 있을까? 김영우 씨의 짧은 한 문장의 말이 그 어떤 수식어보다 진하고 큰 감동으로 심장에 박힌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스위스 명품 시계 라도의 글자판이 누렇게 변했다. 어쩌면 아버지 생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투명했던 아버지 마음을 쉰 살 어름, 오래전 아버지 나이에서 보고 나니 비로소 보이는 것과 서로 통하는 이치 아닐까? 그러고 보니 시계에 가 있는 자잘하게 긁힌 흔적들이 더 깊게 보인다. 세상을 온몸으로 견딘 아버지들의 힘들었지만 묵묵했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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