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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청송대 감사둘레길을 걸으며
경주신문 기자 / 1468호입력 : 2020년 12월 17일(목)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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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효자 주택 단지내에 감사둘레길이 조성되어있다. 2012년 6월 준공된 것으로 주택단지 연못에서 청송대, 전망대, 부덕사를 거쳐 영일대 호반 쪽으로 이어 있으며, 어느 쪽으로 들어가 나오든 자유롭다. 주로 대나무와 소나무 숲으로 이어져 황토길, 마사토 길, 대나무길 그리고 데크 나무길로 이어있다. 천천히 걸으면 2키로 미터에 1시간정도 걸린다. 둘레길이 굴곡있고, 다양하고, 오밀조밀해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청송대 감사둘레길(대나무 숲길),

-둘레길 속의 주요 길을 따라가면

여러 갈래 길이 있지만 대나무 숲 속에 야산 허리를 휘감아, 데크 나무로 요리조리 길을 만든 대나무 숲길이 있다. 마치 대나무 긴 터널을 지나는 기분으로 상쾌함과 신선함이 있고 나무 가지들의 서걱거리는 소리에 머리가 맑아진다. ‘마사토 길’은 전망대로 올라와 청송대 쪽으로 가는 길로 450여 미터에 마사토를 깔아 놓았다. 부드럽고, 발에 닿으면 촉감이 뭉글뭉글해 사람들이 더러 이 길에 들어서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발 케어를 하고 지나간다. ‘황토길’도 있다. 청송대에서 정구장 입구까지 내려가는 길은 흙으로 되어 있어 걷기가 수월하다.

-영일대 호수 주변 꽃길은
영일대 호숫가를 돌아보는 길이다. 봄이면 벚꽃, 겹벚꽃,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등이 피어 어우러지는 곳이다. 특히 물가에 피어나는 신선한 노랑꽃 창포가 장관이다. 노랑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바람에 흔들릴때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연못 안에는 큰 잉어들이 물 반, 고기 반 득실거리고, 물위로 거위 한 쌍이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에 목을매다시피 따라다니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작은 인공폭포도 괜찮다. 호숫가에 바위언덕을 만들어 놓고, 호수에서 물을 끌어올려 낙수를 만든다. 더운 여름, 쏟아 흐르는 물길은 좋은 피서 길이 되기도 한다. 이른 봄날이면 호숫가에 개나리꽃이 긴 벚꽃나무 아래로 군락을 이룬다. 쉼터 나무 의자에 앉아 호수 속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세 줄기의 분수와, 새들의 율동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

↑↑ 포스코 영일대 호수,

-둘레길에 숨어있는 옛 건물들 이야기

둘레길 산 정상 쪽에 2층 철골건물이 있다. 이곳에 오르면 형산강이 보이고, 포항제철소 공장, 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건물 이름은 전망대이나 집 모습은 포항제철소 건설 때, 초기 건설 지휘 본부로, 가칭 ‘롬멜하우스’라 불렀다고 한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영웅 롬멜 장군의 야전군 지휘소와 흡사하다고 해서 애칭으로 부쳐진 것이다. 바닷바람에 모래가 날려 눈을 뜰 수 없던 모래벌판 공사현장, 안전모, 귀마개 방독안경으로 중무장을 하고 출입하든 건설 사무소로, 초기 전설 현장의 지휘소였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여기 2층에 올라 공사 현장을 바라보며, ‘남의 집 다 부셔놓고, 제철소가 되는 건가?’하고 근심어린 눈으로 허허 벌판을 응시하던 곳이라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위해 당시 건물 모양대로 지어 보존하고 있는데, 지금은 안전차원에서 출입이 금지돼 있다. 전망대 아래쪽으로 임원사택으로 두어 채가 포스코 역사 보존상 모델로 남아 있고, 근처에 건설당시 일본 기술자 숙소 1채가 있다. 벌써 50년이 넘은 2층 구옥이다.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부덕사(婦德舍)란 집은 포철 주택단지 내 직원부인들이 모여 취미, 운동이나 생활 지혜를 배우든 곳으로, 부인들의 덕을 쌓는 집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호텔 영일대 이야기
1969년쯤 포항제철소건설시 외국 기술자나 자문단들에게 숙소가 필요하게 되자, 건설 현장이 보이는 효자지역 산언덕에 2층 건물을 짓고 그 이름을 ‘영일대(迎日臺)’라 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호텔 영일대로 용도 변경되어 일반인들에게 식당, 호텔로 사용되고 있어도, 당초에는 건설 중요인사의 숙소이며, 또 제철소 건설 상황실로 쓰였던 역사가 있는 건물이다. 한국 철강 산업의 산실인 이곳을 포스코 창업의 성지로 삼아 조경에 정성을 기우리고, 연못과 주변 길을 만들어 소위 영일대 호수공원으로 아름답게 보존하고 있다. 주변에 내·외빈 손님들의 방문기념 식수들이 있고, 고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 4월 1일에 포항 제철소 착공기념으로 심은 나무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잘 자라고 있다.

↑↑ 포항제철소 착공기념식수.

-눈여겨 볼 꽃과 나무들

이 둘레길에는 40여종의 수종들이 자라고 있다. 봄이면 산수유에서부터 흰 벚꽃, 분홍색 겹벚꽃, 개나리, 진달래까지 꽃나무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감나무, 모가 나무, 오동나무, 수양버들, 길 따라 메타스퀘어, 히말라시다 등 큰 재목들도 창공을 향해 뻗어 있다. 이중에도 이름이 재미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나무가 있다. ‘꽃 아그배나무’이다. 봄, 여름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흰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다가, 가을에는 꽃 사과처럼 작은 열매를 맺는 나무이다. 꽃에다 아그배를 합친 이름인데, 아그배는 아기배(돌배)랑 뜻으로 돌배처럼 작은 모양때문인 것 같다. 장미과에 속하는, 중국 서부가 원산지로 일명 서부해당화라고도 한다. 새들이 좋아하며, 오밀조밀한 열매, 상큼한 색상 때문에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흰 벚꽃이 지고나면 여러겹의 분홍색 잎으로 ‘겹벚꽃 길’이 생긴다. 청송대 뒷길을 주로 하여 벚꽃 터널처럼 보인다. 벚꽃송이 크기도 크거니와, 가지가 무거워 땅에 닿을 듯 휘늘어지고, 바람이라도 불면 꽃잎이 길바닥을 쓸며, 산책인의 얼굴도 덮친다. 5~6월이면 호수가에 창포꽃이 길게 군락을 이루어 피어난다. 노란색 창포는 약용으로 쓰이고, 씨앗은 여인들의 머릿기름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우아하고, 신비스런 꽃이다. 그래서인지 이 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정갈해진다.

이 둘레길은 야간에도 길가에 조명 등을 설치하여 걸을 수 있게 되어있다. 야간 조명이 있는 숲속 둘레길, 군데군데 산돼지 출몰 위험 경고판이 섬뜩하게 하지만, 그만큼 나무들이 신선하고 분위기가 한적해서 좋다. 이 둘레길 지역은 포항제철의 역사가 새겨진 제철산업의 성역이다. 그리고 자연 박물관이다. 착공 기념비가 있고, 건설 현장 지휘소가 있으며, 그리고 제철 역군의 씩씩한 혼과 땀이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후세들에게 좋은 힐링 공간과 교육의 장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할 것이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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