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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들의 갑질
경주신문 기자 / 1441호입력 : 2020년 05월 28일(목)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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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이지씨씨 대표.
카스트라토의 시대가 저물고, 노래 잘 하는 디바(diva)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19세기 초반, 벨칸토 3인방이라 불리는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의 오페라는 성악가, 특히 여성가수의 기량이 중시됐고, 이들이 흥행을 좌우했다. 가장 높은 음역의 맑은 소리를 내는 여성가수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coloratura soprano)라고 하는데, 이들은 벨칸토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큰 활약을 했다. 오페라의 왕 베르디와 그의 후계자 푸치니의 오페라에서도 여성배역은 여전히 중요했다.

그런데 디바들은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갑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작곡가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는 극장 운영에도 개입했다. 그 결과 오페라가 내용보다는 디바들을 돋보이게 하는 아리아 위주로 짜이고, 시즌 프로그램 결정과 출연진 캐스팅은 그녀들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되었다. 더불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겨우 반주만 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하지만 작곡가나 극장장 모두 디바들의 티켓 파워를 무시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했다.

1898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군기반장 토스카니니(A.Toscanini/1867-1957)는 디바들의 전횡에 개혁의 칼을 높이 든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일이지만, 19세기만 해도 관객들이 오페라 중간에 앙코르를 외치면, 가수들은 공연을 멈추고 바로 해당 곡을 다시 불렀다고 한다. 토스카니니는 앙코르를 과감히 없앴다. 그 결과 공연마다 박수부대를 동원하여 의도적으로 앙코르를 유도했던 디바들의 원성을 샀다. 또 그는 귀족 여성이라도 공연 중에는 모자를 벗고 관람하도록 했고, 지각한 관객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토스카니니의 개혁은 백년이 넘는 적폐를 일소하는 작업이라 만만치 않은 반발에 직면했으나 디바에게 뺏긴 주도권을 점차 극장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요즘도 전 세계적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점유율이 높은지라 오페라에서 여주인공과 공연흥행은 아직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하지만 오페라하우스의 구성요소들, 즉 극장장, 작곡가, 지휘자, 오케스트라, 성악가 등이 19세기와는 달리 적절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벨칸토 소프라노 식 전횡은 오늘날 허락되지 않는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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