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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자본주의에 먹히지 않으려면
경주신문 기자 / 1448호입력 : 2020년 07월 16일(목)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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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애 교육학박사
국제창의융합교육원장
<뉴욕메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지은 「2050년 거주 불명의 지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에도 역시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올라있다. 거주 불능이라는 말이 이렇게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일들이 아마 먼 미래의 일이거나, 우리가 겪지 않을 것 같았던 일들이라 생각하고 외면했던 현실이 눈앞에 닥쳤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은 수십만 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허리케인이나 폭우로 지속해서 일어났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전 세계에 한꺼번에 몰아닥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감을 덜 했던 것 같다. 코로나 19라는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미국 등 선진국의 의료체계와 사회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견고하다고 믿었던 시스템이 허상이었고 신기루라는 것을 확인했다.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는 야수 자본주의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자본주의의 치명적 결함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본주의는 그냥 풀어놓으면 인간을 잡아먹는 야수가 되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야수 자본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다고 단적으로 말하는 이면에 무계획성의 성격을 지닌 자본주의는 과잉생산단계로 넘어왔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야수 자본주의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는 심각 그 자체이다.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멈출 수 없는 생산은 곧 자연파괴와 더불어 과잉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과잉소비는 과거처럼 소수가 자본과 수요를 독점하는 시대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까지 철저하게 소비하게 하는 수요자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결핍과 욕구는 인간의 잠재력을 무한대로 끌어내어 인류를 발전시킨 반면에, 조장된 결핍과 욕구는 ‘유행’이라는 이름 아래 끊임없이 결핍하게 만들어 새로운 욕구 속에 빠져들게 한다.

유행의 주기가 한 달, 두 달 정도로 짧아진 가운데, 닳고 닳아서, 혹은 맞지 않아서 버리는 것 보다, 안 입어서, 안 써서, 구식이어서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본다면 21세기에는 만들어 내는 모든 것들이 이미 폐기물이다. 건물이든, 자동차든, 집이든, 옷이든, 가전제품들은 사고 돌아서면 다시 새로운 것들을 사라고 광고가 천연색으로 유혹한다. 인간 본연의 욕구가 아닌 부추겨지는 소비의 형태는 자의식이 사라지는 노예로 전락한다. 우리가 물건을 사는 이유가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공장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건물을 계속 짓는 이유가 집 없는 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비를 놀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는 순간만 새것일 뿐 지구에 폐기물의 양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필자는 이런 사태를 우리나라의 전통사상의 핵심인 음양오행의 원리에 비추어서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오행은 목(木)화(火) 토(土) 금(金) 수(水) 다섯까지의 요소이자 에너지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목은 인(仁), 화는 예(禮), 토는 신(信), 금은 의(義), 수는 지(智)를 상징하고 있다. 목화토금수는 서로 생하는 오행의 순서대로 되어있는데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이다. 이 순서대로만 본다면 우선 인(仁)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인(仁)을 바탕으로 형식을 갖춘 예(禮)를 행하며, 예(禮)를 갖춘 믿음(信)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 관계로 맺어진 사회는 질서가 있는 의(義)로운 세상이 되어야 하며 그 후에 참다운 지식을 쌓아 지혜(智)를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지(智)가 먼저이다. 그 와중에도 참다운 지(智)보다는 지식 쌓기인 지(知)가 우선이 되다 보니 인(仁)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충(忠) 즉 마음의 중심을 갖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야수 자본주의가 맹수가 되어 잡아먹고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인(仁)한 본성을 갖추는 교육보다 지식을 우선시하는 교육은 잠시도 멈추지 말고 남들보다 돈을 더 잘 버는 길로 가도록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 만물을 살리는 인(仁)의 속성인 자연은 더는 우리에게 살 곳을 내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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