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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 꿈에 부풀다(2)
경주신문 기자 / 1453호입력 : 2020년 08월 27일(목)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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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골목을 만지며 놀던 아이들이 떠나고
좁고 낡은 땅들이 하품하는 사이
길은 어느새 신작로가 되었다

유년의 홀쭉한 골목을 열면
노을빛 불콰하게 바큇살 감겨 대문을 들어서던
아버지의 삼천리호자전거

오래돼 빛바랜 기억들이 무늬 박혀 간지럼 태우는
닳은 바퀴소리 칭칭 감긴 길쭉한 골목길
문지방으로 반질반질 질이 난 추억 되어있다
<골목길에 대한 기억>

관광 경주의 필수코스로 한껏 물오른 황남동 황리단길은 오랜 기간 문화재보호법에 묶여 있었다.
2012년 전까지 문화재보호법 규제로 침체되고 낙후된 동네였다.
기와지붕 고풍스런 한옥마을 조성사업에 들어가면서 마을 전체가 탈바꿈 되었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정비하면서 현재에 어울리게 고쳐나갔다.

낡고 오래돼 정겨움 묻어나는 풍광들을 청춘의 열기 소용돌이치는 멋과 맛으로 새롭게 꾸몄다.

골목골목 꿈으로 부풀린 갖은 사업장들은 지역 경제를 살리며 젊음의 도전을 책임지고 있다.

왼종일 느리게 시간을 채워도 머무르고 싶은 골목길 경주관광 필수코스다. 헌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화합과 소통의 융통성으로 희망을 부풀리는 젊은이들의 산실이 되었다.

황리단길 ‘황남’이라는 명칭의 최고 명소는 대릉원 23여기의 고분(古墳)중에 황남동에서 가장 크다고 해서 이름 붙인 제98호분 ‘황남대총(皇南大冢)’이다.

두 개의 봉분이 남북으로 연결된 표형분으로 전체 길이 120m, 남·북분 각각 동서지름이 80m, 남분 높이 21.9m 북분 높이 22.6m다. 한반도에서 제일 큰 고분이다. 출토된 유물은 5만8000여점이 된다.

1973~75년 발굴조사를 통해 남분을 먼저 만들고 후에 북분을 잇대어 만들어 졌음이 밝혀졌다. 북분의 피장자는 칼을 차고 있지 않으며 부장된 은제허리띠의 과대 끝장식에 새겨진 부인대(夫人帶)라는 명칭으로 여성으로 지목됐다.

김씨가 통치하던 신라 4세기 말에서 6세기 초 분포하던 마립간(麻立干)대 무덤인 돌무지덧널무덤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이다.

‘황남초등학교’ 만화가 이현세 화백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책 주인공인 엄지와 오혜성의 출신 초등학교로 등장하는 ‘황남초등학교’는 1940년 개교해서 2019년 3월에 용황도시개발지구로 이전했다.

그리고 이전한 황남초등학교 그 자리에 문체부 ‘지역웹툰캠퍼스 조성 및 운영사업’에 선정된 웹툰캠퍼스가 들어선다.

‘황남빵’은 맛과 전통을 3대에 이어가는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경주의 특산물이다.
순수한 국산 팥을 사용하며 방부제나 화학첨가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공정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철학이 깃던 맛으로 경주관광 터줏대감 먹거리다.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황남빵의 유래를 보면,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서 붙여진 상호다.

‘황남탕’ 선돌배기 골목길 입구에 위치해 있던 기와 올린 목욕탕이었다. 이웃 간의 정담이 오가던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한 몫 거들었다. 지금은 조그만 아크릴간판만 목욕탕 옛 흔적을 표시할 뿐 멋진 카페로 우뚝하다.

선돌배기 마주보는 골목으로 ‘황남떡집’이 황리단길을 부추기고 있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지는 길목이다. 옛 풍경 속에 지펴지는 오늘의 풍경이 어울림 마당으로 공존하는 추임새다.

낮은 담장을 끼고 이 골목 저 골목 옛것과 새것이 만나 꿈을 나누고 합치는 황남동 황리단길이다. 오랜 세월 삶의 가락들이 묵고 곰삭아 잘 발효된 풍경들이 껴안는 젊음의 감각이 아름답다.

눈길 주는 곳마다 발길 가는 곳 마다 살아 있는 기백을 느낀다.

꿈과 낭만의 향기로 콧노래 부르며 시나브로 베껴보는 삶의 흔적들, 사람을 끌어당기는 행복이 튀어나오는 골목길이다.

타박타박 느리게 걷는 여유로움으로 골목을 배회하다 보면 화르르 내 안에 안기는 또 하나의 여유가 겹친다. 시간을 쪼개어 거닐어보는 걸음들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상의 느슨함이 힐링의 묘미다.

문화재보호법 규제로 낙후 되었던 황남동에 맨 처음 젊음의 도전장을 내건 사업장은 2016년 겨울 대릉원 서쪽 담벼락 내남사거리 ‘노르딕’상가로 기억한다.

젊은이들이 터를 잡고 꿈을 펼치기엔 낡고 퇴색된 동네라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메뉴판의 음식들을 죄다 주문했다. 소세지 브런치 음료 등 기성세대는 선호도가 낮은 메뉴들이였다.

갸우뚱 의문을 가지며 가게 번창을 빌었다. 그러나 변화를 추구하는 젊은 감각들은 어느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명소로 바뀌었다. 입소문을 달고 SNS를 타고 상권이 활성화 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핫 플레이스 트렌디 마크가 된 황리단길이다.
경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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