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르티스망은 왜 필요할까?
경주신문 기자 / 1459호 입력 : 2020년 10월 15일(목)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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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이지씨씨 대표 |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은 불어로 기분전환, 휴식, 심심풀이, 오락이라는 다양한 뜻을 갖고 있다. 흔히 줄거리와 무관한 볼거리 위주의 춤을 말하는데, 주연을 비롯한 솔리스트 무용수들의 기교를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쇼라고 보면 된다. 디베르티스망은 오케스트라로 치면 협주곡 협연자의 카덴차나 마찬가지다. 카덴차가 온전히 협연자의 눈부신 연주기량에 의존하듯이 디베르티스망도 무용수의 화려한 몸짓이 생명이다. 단어의 뜻대로 관객들은 기분전환을 하게 된다.
차이콥스키와 프티파 콤비의 3부작에는 디베르티스망이 고전파의 형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백조의 호수 3막에서는 왕자의 성년식을 축하하기 위해 온 세계 각국의 사절단이 폴란드,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등 다양한 민속춤을 보여준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3막 결혼식에서도 장화신은 고양이, 빨간 모자와 늑대, 신데렐라와 왕자, 파랑새와 플로린 공주 등 동화 속 캐릭터가 등장한다. 디베르티스망은 호두까기인형에서 절정을 이룬다. 2막 과자의 나라에서 스페니쉬 초콜렛, 아라비안 커피, 차이니즈 티, 러시안 막대사탕 등이 나와 춤의 향연을 보여준다.
디베르티스망은 발레극의 줄거리에서 벗어나 있다. 한바탕 춤의 향연을 보여주고는 관객의 박수를 받는다. 이처럼 디베르티스망은 발레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19세기 오페라에서 관객이 앙코르를 외치면 극의 진행을 멈추고 해당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것과 유사하다. 아리아의 앙코르는 오페라 개혁을 통해 금지되었지만, 디베르티스망은 여전히 고전파 발레의 형식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긍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발레는 성악 없이 몸짓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르라 지루해지기 쉽다. 이런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강렬하게 표출하는 디베르티스망이 용인되는 것이다. 점프나 회전을 많이 하여 체력소모가 큰 주연들에게는 잠시나마 꿀 같은 휴식이 되기도 한다. 디베르티스망에는 휴식이란 뜻도 있으니까!
디베르티스망을 잘 보면 해당 무용단의 떠오르는 꿈나무 무용수들을 목격할 수 있다. 주연이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자신이 역량을 뽐내려고 경쟁하는 미래의 주연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것은 참 쏠쏠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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