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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풍광, 우리의 기억들(41)-아화역(阿火驛)… 서면 13개동에서 이용해 면민들 온기 가득했던 역
경주신문 기자 / 1459호입력 : 2020년 10월 15일(목)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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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한 대 놓치면 한 시간이나 넘게 기다려야 했어요”
경주시 서면 아화리(아화 1길 57), 서면사무소 소재지에 위치한 아화역으로 가는 길은 설렜습니다. 가을이면 역 구내의 코스모스가 만발한다는 아름다운 아화역. 이제는 승강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 풍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아화역은 코레일(Korail) 대구본부 소속으로 임포역과 건천역 사이에 위치한 중앙선의 기차역입니다. 제어역은 건천역이구요. 이 역은 다른 간이역보다 훨씬 안정적인 역세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화초등학교를 비롯해 서면 면사무소를 지척에 두고 있으며 농협, 아화약국, 떡방앗간, 중국집, 서면 면민회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유력한 기관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을 것입니다.

아화역은 1918년 9월 배치간이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래, 2004년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었고 2005년 8월 급기야 역무원이 철수했습니다. 3년 뒤 2008년 1월 여객취급이 중지되었으니 개역한 지 90년 만에 무인역 즉, 간이역이 된거죠.

이 역을 다시 찾은 지난 12일은 모처럼 화창해진 가을날 오전이었습니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이고 있는 초록색 박공지붕은 경사가 다소 급한 편입이다. 아화역사는 전형적인 일제강점기의 근대건축물로 건천역, 모량역의 역사 모습과 거의 유사한 형태입니다. 여객기차 업무를 멈춘지 어느덧 12년째, 빛바랜 역사엔 유일한 손님인 참새들의 지저귐만 가득했습니다. 오래도록 거친 비바람을 맞아선지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순찰함 수첩만 바람에 덜렁거리고 있었고요. 역 주변엔 최근 수 년 사이 들어선듯한 빌라 건물들이 낯설었고 대합실 정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져 있었습니다. ‘직원없는 역’이라 써 둔 안내판 때문이었을까요. 들어가지 못하는 역 구내엔 향나무, 사철나무, 측백나무, 단풍나무가 변함없이 자라고 있었으나 왠지 창백해 보였습니다. 향나무 아래 삭아서 곧 부러질듯한 나무 벤취는 아직도 손님을 기다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무인역인 이 역엔 아직 많은 기차가 오가고 있어선지 승강장 양쪽의 선로에선 윤이 났습니다. 건천, 모량, 율동 방면과 임포, 영천, 북영천 방면의 교행이 자주 이뤄진다고 하는군요.

들어갈 수 없었던 플랫폼 선로에서는 노란색 기차 한 대가 선로를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폐간이역사도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역사와 역사주변시설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아화역이 생길 것입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가 중앙선 영천∼신경주 구간 아화역사 복선전철 신축공사를 본격 추진하고 있거든요. 우리의 발걸음과 추억도 이제 새로운 신 역사에 듬뿍 실릴 날이 멀지 않았겠죠?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그림=김호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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